연애상담 :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는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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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연애가 너무 힘들어서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제 남자친구는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고 말해요.
그때마다 싸우는 시간이 길어지는게 싫어서 제가 먼저 잡았어요.
싸울 때마다 연락을 안하고, '헤어지자. 너 보기 싫어졌어.'라고 말해요.
이제는 제가 사정을 해야지만 풀고, 화가 풀린 후에도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다는 것이 있으면 화부터 냅니다.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한 후에 미안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사과도 안해요.
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제가 이야기를 했었어요.
이런 부분이 힘들다, 이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당시에 남자친구도 '알겠어.'라고 대답하고요.
그런데 같은 문제로 싸우게 되면 남자친구가 '나는 네가 그 때 이야기 한 거 이해 안되는데, 싸우는게 싫어서 이해한다고 한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싸울 때마다 방법을 다르게 이야기 해봤는데, 이제는 제 이야기는 듣지 않으려고 해요...
싸움은 저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싸워요.
싸움을 시작하는건 둘 다 비슷한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제가 시비를 건다고 해요.
제 입장에서는 남자친구가 하는 것 같거든요.

싸우는 원인은 제가 섭섭하다고 이야기 할 때가 많아요.
저는 남자친구가 '그런게 섭섭해요? 몰랐네. 다음엔 조심할게요.'라고 말해주면 되는데...
남자친구는 '나는 네가 왜 섭섭한지 이유를 모르겠어. 나도 네가 그럴 때마다 짜증나. 이해 안돼.'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죠.
그것도 카톡으로요.

저는 싸울 때 만나서 이야기를 하거나, 만날 수 없으면 통화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자친구는 연락을 안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안해요.
제가 전화를 하면 저한테 심한 말을 하고. 그래서 싸움이 항상 커지고요.

 


남자친구는 태어나서 싸워 본 적이 없대요.
부모님, 심지어 친구들하고도요.
저는 동생이 있어 동생이랑도 싸우고, 부모님과도 싸우면서 자란 편이에요.
20년을 넘게 산 동생이랑도 싸우는데, 
20년을 다르게 살아온 남자친구랑 살아온 과정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그걸 맞춰가기 위해 싸움이 생기다고 생각해요.

저도 되도록 싸움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이런 이유로 싸움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자친구는 싸움은 안하는게 좋은거라고, 싸움을 만들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저도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거 아닌데... 저라고 싸우고 싶나요...

싸우지 않을 때는 남자친구가 잘해주는 편입니다.
어느 정도 이기적인 부분도 있고, 어느 순간부터 저보다는 일, 친구, 부모님 일을 먼저 생각하는 것 빼고는요.

서로 노력해야 하는건데 저만 노력하고 있는 기분이에요.
너무 힘들어요... 답답해요...
이런 트러블, 힘들고 지쳐가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 헬로우의 생각

제 주위의 A라는 친구가 습관적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러다 A가 정말 좋아했던 연인이 그 말에 지쳐 정말 헤어지고 말았지요.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A는 자신이 쉽게 내뱉은 그 말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그 연인에게 눈물로 사과를 했고, 지금은 그 버릇을 고쳤습니다.

이 후에 A에게 왜 그렇게 밥 먹듯이 헤어지자는 말을 했냐고 물으니 그러더군요.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했거든."
맞아요, A는 상대가 무서워하는 '헤어져'라는 말로 우위를 차지하려고 했던거에요. 본인의 말에 꼼짝하지 못하도록. 

글을 읽자마자 그녀님의 남자친구도 이 말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님이 이 말에 약하다는걸 남자친구가 이미 알았거든요.
그렇기에 싸울 때마다 그 귀찮은 상황을 빠르게 끝내기 위해 쉽게 헤어지자는 말을 할 수 있죠.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이 무기가 굉장히 편리할겁니다.
싸움을 멈추기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고, 싸움의 뒷처리(?)를 하기 위해 신경 쓸 필요도 없으니까요.


글에서 남자친구의 성향을 봤을 때, 골치 아픈 상황을 돌파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자연스럽게 본인의 사이클에 맞춰서 상황이 흘러가기를 바라는 타입들이 있지요.
부모님, 친구와 싸움이 없었다는 것도 아마 그런 상황이 오면 슬쩍 뒤로 빠져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당시에만 '그랬어? 미안해.'식으로 적당히 넘기는거요.
싸우기 싫어서 이해한다고 말하고 넘어간 부분에서 그런 성격이 조금 느껴졌어요.
하지만 남자친구 말대로 진짜로 그녀님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거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된거죠.

싸울 때 연락을 하기 싫어하는 것도 그 상황을 직면하기 싫어 피하는걸로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거라고 생각하는거죠. 지금 당장의 이 감정 소모가 싫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녀님이 잠시 남자친구에게 조금 멀찍히 떨어져서 관찰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초등학교 때 곤충을 대상으로 관찰일기 같은거 많이 썼었잖아요. (남자친구가 곤충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이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보이고... 등등.
가만히 관찰을 하다 보면 왜 남자친구가 내가 말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과조차 안했는지 이해 가는 부분이 생길거에요.
가까이 있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요. 철저한 제 3자가 되어 남자친구를 관찰해 보시는거에요.
그렇게 남자친구를 우선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갖는거지요.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잖아요:)


그녀님의 말처럼 20여 년이 넘게 다른 생활 방식과 사고로 살아온 사람이 1, 2년 만에 자신이 가진 사고와 방식을 버린다는 것은 참 어려워요.
자그마한 행동 하나도 쉬이 바뀌기가 어렵거든요. 정말 타격을 입을만큼 커다란 데미지를 받지 않은 이상.
20년 이상을 같이 살아오신 부모님이 가끔 작을 일로도 투닥투닥 다투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저도 연애부터 결혼까지 근 7년 여를 만나왔는데도 여전히 투닥거리는걸요.
(내가 이런 행동 싫다 그랬는데, 왜 또 그런거야! 이러면서요.)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그녀님을 위해 나름 맞춰주고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런데 그녀님으로부터 '이런 행동이 섭섭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 노력이 쟤한테는 별거 아닌거구나, 하고 공격 받은 느낌이 들 수도 있을거에요.
그녀님 입장에서는 내가 섭섭하다고 말했던 행동을 여전히 하는 남자친구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실거고요.

남자친구의 행동을 이해하셨다면 나중에는 그의 행동을 인정해 주면서, 그녀님이 섭섭한 이유를 잘 설명해 해보세요.
가령,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연락을 안하는 것이 섭섭하다면 이렇게 말하는거죠.

"다른 사람 만날때 이야기 하느라 집중하느라 연락하기가 힘들죠? 이해해요.
하지만 장시간 연락이 안되면 걱정이 되니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나 자리를 이동할 때 한 번만 연락을 해주면 안될까요?"

이런식으로요.

무엇보다 지금은 앞서 말한 것처럼 그녀님 스스로 남자친구를 관찰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오히려 답답한 관계가 빨리 괜찮아지길 바래서 감정적으로 다가가면 서로 더 빨리 지칠테니까요.
아무쪼록 답답한 마음이 해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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